주식투자관련 34

투자와 사람의 한계점

그런 말이 있다. "대학에서 학사를 마치면 다 안다고 생각하고, 석사 학위를 따면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박사 학위를 따면 자기만 모르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지식 세계의 무한한 깊이를 이야기한 것이기도 하고, 인간의 한계를 빗댄 것이기도 하다. 투자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조금 공부해서 단기 수익을 낸 투자자는 자신이 투자의 귀재라도 된 것인 양 우쭐해하고, 조금 더 나가서 쓴맛을 보고 나면 종잡을 수 없이 절망하고, 조금 더 나가면 자신만 이런 막연한 게임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다면, 번듯한 펀드를 운영하는 유명한 펀드매니저는 편안하고 확신에 찬 투자를 할 것이라 생각하는가? 바턴 빅스는 모건스탠리에서 30년간 연구 조사와 투자 운용을 지휘한 인물이다. 미..

주식투자관련 2020.05.23

어림짐작의 유용함

계량적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해서 우리 주변의 상황을 정확하고 작은 오차까지 계산할 필요는 없다. 그렇게 하려면 시간도 걸리고 데이터도 충분하지 않아서 대부분의 경우에는 가능하지 않다. 대신 손에 닿는 데이터로 대충 어림짐작을 해 보는 정도로만 분석해서 판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만 파악하는 것을 목표로 두는 것이 투자에 있어서 더욱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 증시의 하루 거래 대금이 10조를 돌파했다가 최근에 많이 줄어들어 2013년 일평균 거래 대금은 5조 근처였다. 거래 대금 5조 원을 가정하고 누가 얼마를 뜯어 가는지 한번 가늠해 보자. 1년 거래 대금은 약 1240조 원 정도 추산할 수 있다. 평균 거래 수수료를 0.05% 근처로 잡고 매수자 매도자 모두가 지불하는 수수료는 1.25조, 매도..

주식투자관련 2020.05.23

투자와 어림짐작

과학자들은 대부분 시간을 안타까운 상태에서 보낸다. 해결해야 할 문제를 안고 잠시 기뻤다가는 좌절하기를 반복한다. 문제가 최종적으로 해결되는 순간에 느끼는 환희는 크지만 그리 길지는 않다. 그 순간부터는 그 ㅎ결 과정을 남들에게 전하기 위한 정리 작업에 들어간다. 정리 작업은 아무래도 문제 해결 과정보다 흥분도는 떨어지고 어떤 때는 몹시 스트레스를 준다. 젊은 시절의 과학자는 자신이 해 놓은 연구의 결과가 핫하고 유용하게 쓰이게 될 것이라고 믿고 싶어 한다. 그렇지 않다면 과학자라는 고상한 타이틀을 획득하기까지 바친 정열과 시간, 비용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믿는다. 슬프게도 과학자의 연구 업적이 그대로 인류에 기여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대신 그 과정에서 훈련한 체계적 접근방식, 사고법, 시행착오, 불..

주식투자관련 2020.05.22

외국인의 늪에서 벗어나자

선진국의 독점 종목이던 수영, 골프, 피겨,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우승하는 모습이 이제는 낯설지 않다. 뿐만 아니라 축구, 야구 등도 최근에 본격적으로 세계적인 문법을 습득한 종목들이다. 우리나라가 어떻게 갑자기 저렇게 성장했을까?라고 생각하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고 자리를 차지한 지 이미 오래되었다. 한국의 조선업도 세계 최고의 자리에서 버티고 있다. 한국의 연예 산업은 한류로 불리면서 이제 아시아 시장의 맹주가 되었고 서구로 확장하고 있다. 자기 분야에서 세계 최고 그룹에 속하는 학자, 예술가들도 수없이 많다. 세계에서 인구 5000만이 넘고 국민 소득이 2만 달러를 넘는 나라는 7개국뿐이다. 우리나라가 거기에 속한다. 이..

주식투자관련 2020.05.22

주식에 대한 썰들

1. 분산 투자에 대한 착각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분산 투자를 하라고 많이들 이야기한다. 실제로 한 종목을 사는 것보다 여러 종목으로 나누어 사는 것이 변동성이 작다. 비슷한 매력을 가진 종목이 여럿 있으면 한 종목을 사는 것이나 여러 종목을 사는 것이나 산술 평균 수익의 기대치는 같다. 하지만 여러 종목으로 나누어 사면 변동성이 더 작아진다. 나중에 이야기할 기회가 있겠지만, 산술 평균은 같은데 변동성이 더 작으면 기하 수익이 더 높아 수익이 더 커진다. 이러한 분산 투자와 관련된 병동성 이외에 또 한 가지 중요한 변동성이 있는데 바로 시간에 따른 변동성이다. 분산 투자를 한다는 일반 투자자들도 시간에 대한 변동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 종목을 사더라도 하루에 다 사는 것보다 여..

주식투자관련 2020.05.22

인기주와 비인기주

제레미 시겔은 그의 멋진 책에서 여러 지표를 기준으로 투자했을 때 결과가 어떤지를 명쾌하게 보여 주고 있다. 그의 1926년부터 2006년까지 미국 주식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보면 소형주가 대형주보다 평균 수익률이 높았다. 1957년부터 2006년까지의 데이터로 한 실험에서는 PER(시가 총액과 순익의 비율)이 높은 주식보다는 낮은 주식이 평균 수익률이 높았고, PBR(시가 총액과 순자산의 비율)이 높은 주식보다 낮은 주식이 수익률이 더 높았으며, 배당 성향이 높은 회사가 배당 성향이 낮은 회사보다 평균 수익률이 높았다. 나의 팀에서 한국 주식에 대해서도 유사한 실험을 해 보았는데 결과는 비슷했다. 참고로 재무적 지표들이 주식의 수익률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한 결과를 소개했는데, 오늘 이 글에서는..

주식투자관련 2020.05.22

변동성 다스리기

투자에서 장기적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갖추어야 할 덕목이 있다. 변동성 다스리기를 이야기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투자를 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잔고가 출렁거리게 되어 있다. 이 파도를 이겨 내기 위해서는 변동성에 대한 통찰과 이를 맞닥뜨리는 방법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간혹 질문을 받는데 대부분 어떻게 변동성을 겪지 않고 좋은 타이밍을 잡을 것인가이다. 사실 그런 것은 꽤 자주 나오는 질문이다. 아직도 시장에 들어갔다 나갔다 하면서 폭락장은 피하고 상승장에서만 시장에 속해 있는 방법이 있다고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다. 이른바 문지기의 꿈은 대부분 변동성을 이기는 방법에 대한 몰이해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물론, 변동성을 이기는 가장 쉬운 방법이 있기는 있다. 은행에 예금해서 안정된 초..

주식투자관련 2020.05.21

주식을 사고 1년 뒤 어떤 일이 일어날까

겨울이 왔다고 전전긍긍하는 사람은 없다. 겨울이 지나고 나면 따뜻한 봄이 올 확률이 100%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투자도 마찬가지이다. 제대로 된 투자를 해서 손실을 포함한 모든 것이 확률적 전개의 과정이라는 것을 확신하면 편한 잠을 청할 수 있다. 주식을 1년 동안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는 정말 드물다. 평균적인 투자자에게 1년이란 매우 긴 시간이다. 워런 버핏 같은 사람에게는 1년은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이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어 내는가? 일반적인 주식에서 일어나는 통상적인 일들을 알고 있다면 1년간의 변화무쌍한 흐름을 비교적 느긋하게 관찰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지식을 기반으로 한 강한 확신이 있으면 시간과 싸워 이길 수 있다. 2000년 1월부터 12년의 기간 동안 관찰한 대한민국 주..

주식투자관련 2020.05.21

주식판에서 봉이 되지 말자

주식 시장에서 평균적인 행동이 가장 비합리적인 집단은 개인 투자자들이다. 그들은 지식과 경험이라는 면에서 가장 덜 갖추어진 집단이다. 그래서 대부분 그들의 수익률은 시장 수익률보다 많이 밑돈다. 그렇지만 이들은 시장에 아주 생산적인 기여를 한다. 이들의 비합리적인 행동은 시장에 노이즈를 제공한다. 잦은 거래로 국가에는 세금을, 증권사에는 수수료를 선물한다. 시장에 유동성을 제공하는 중요한 참가자들이다. 이들은 시장이 역동성을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시장의 관점에서 보면 순수하게 공익적인 목적으로만 존재하는 투자자, 즉 공익 투자자가 되는 것이다. 시중의 용어로는 봉이 되는 것이다. 즉, 다른 사람을 위해서 자신의 돈을 희생시킨다는 말이다. 정말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몰론, 공익을 목적으로 투..

주식투자관련 2020.05.21

시장 관찰

일반적으로 주식을 사고 나면 1년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52주 고점을 형성한 주식의 예후는 어떻게 될까? 상한가를 기록한 주식의 예후는 어떨까? 오래전부터 이런 것들을 비롯해 다양한 통계적 실험을 했다. 이런 실험을 해 본 데에는 중요한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그 질문 자체에 대한 답이 궁금했고, 둘째는 나의 팀이 만드는 알고리즘 투자 시스템에 사용할 기본적 빌딩 블록으로 유용한 후보를 찾기 위해서였다. 지금부터 소개하는 내용은 2000년 1월부터 12년간의 우리나라 증시에 대해 계량적 실험을 한 것이다. 지난 12년간 일어난 통계적 성질이 앞으로 계속 일어나리란 보장은 없다. 그렇지만 지난 12년간 보였던 어떤 선명한 현상은 앞으로 10년간 반대 방향보다는 일관된 경향을 보일 가능성이 훨..

주식투자관련 2020.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