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왔다고 전전긍긍하는 사람은 없다. 겨울이 지나고 나면 따뜻한 봄이 올 확률이 100%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투자도 마찬가지이다. 제대로 된 투자를 해서 손실을 포함한 모든 것이 확률적 전개의 과정이라는 것을 확신하면 편한 잠을 청할 수 있다.
주식을 1년 동안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는 정말 드물다. 평균적인 투자자에게 1년이란 매우 긴 시간이다. 워런 버핏 같은 사람에게는 1년은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이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어 내는가? 일반적인 주식에서 일어나는 통상적인 일들을 알고 있다면 1년간의 변화무쌍한 흐름을 비교적 느긋하게 관찰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지식을 기반으로 한 강한 확신이 있으면 시간과 싸워 이길 수 있다.
2000년 1월부터 12년의 기간 동안 관찰한 대한민국 주식의 1년을 살펴보도록 하자. 일반 투자자들이 1년을 견디기 얼마나 힘들지 짐작할 수 있는 재미있는 결과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임의의 주식을 매입하고 나서 1년 기간 내에 10% 이상 상승하는 것을 경험할 확률은 0.85이다. 여기서 0.85란 수치는 10번 중 8.5번이란 뜻과 같다. 열 번 중 여섯 번은 30% 이상 상승을 경험한다. 네 번 중 한 번은 2배 이상 상승을 경험한다. 1년 기간에 30% 이상 상승을 경험한다는 것은 1년 후의 종가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1년 기간 동안의 최고 종가가 오늘의 종가보다 30% 이상 더 크다는 뜻이다. 9% 이상 떨어지는 것을 경험할 확률은 0.83이다. 열 번 중 여섯 번은 23% 이상 떨어지는 것을 경험한다. 네 번 중 한 번은 반토막을 경험한다.
여기서 위쪽은 10%, 30%, 100% 상승한 경우를 보았고 아래쪽은 9%, 23%, 50% 하락한 경우를 보았다. 이것은 1장에서 언급한 상한가 15%에 대응되는 하한가는 -13%가 되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유에서이다. 30% 상승하고 나서 본전이 되려면 23% 하락하면 된다. 아직도 30% 상승에는 30% 하락을 비교해야 한다고 생각되는 사람이 있을 경우를 위해 몇 마디 더 하자면, 만일 상승과 하락의 크기를 같게 해서 비교해야 한다면 1000% 상승은 어디에 비교할 것인가? 1000% 하락은 존재하지도 않는다. 하락은 기껏해야 최대 100%밖에 안된다. 900% 상승은 90% 하락과 같은 무게를 가진다. 30% 상승에는 30% 하락이 대응된다는 것은 산술 평균적 관점, 즉 1회성 투자의 관점이다. 반복 투자의 관점에서는 30% 상승에 23%의 하락이 대응된다. 이것이 이해되지 않으면 반복 투자를 하는 데 있어 자금 운용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참고로 1년 내에 10% 이상 하락을 경험할 확률은 0.81이고 30% 이상 하락을 경험할 확률은 0.49이다. 이들은 10% 상승과 30% 상승에 비해 더 큰 무게를 가지므로 확률이 제법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반면, 9%와 23% 하락 확률은 각각 10% 상승과 30% 상승에 얼추 비슷하게 어울린다.
위에서 30% 이상 상승하는 것을 경험할 확률이 0.61이니 꽤 높아 보인다. 1년을 기다려 보면 다섯 번 중 세 번에 가까운 확률로 30% 이상 상승을 경험할 수 있으니 얼핏 어렵지 않게 기다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그 과정에는 참아 내야 할 통계가 숨어 있다. 30% 이상 상승을 경험하는 과정에 23% 이상 하락이 같이 포함되는 경우가 45%나 된다. 30% 이상 상승과 같은 무게의 하락이 혼재하는 1년을 쉽게 견뎌 낼 수 있을까?
6개월 동안은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살펴보자
열 번 중 여덟 번은 10% 이상 상승하는 것을 경험한다. 두 번 중 한 번은 30% 이상 상승을 경험한다. 2배 이상 상승을 경험할 확률은 0.13이다. 열 번 중 여덟 번은 9% 이상 하락을 경험한다. 두 번중 한 번은 23% 이상 하락을 경험한다. 반 토막을 경험할 확률은 0.13이다. 이 수치를 확인해보면 6개월조차도 참기 힘들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두 번 중 한 번은 6개월에 23% 이상 하락하는 경험을 했다.
이번에는 주식을 산 후 3개월을 보유하면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살펴보자
열 번 중 일곱 번은 10% 이상 상승을 경험한다. 30% 이상 상승을 경험할 확률은 0.36이다. 2배 이상 상승을 경험할 확률은 0.06이다. 열 번 중 일곱 번은 이 기간 중에 9% 이상 떨어지는 것을 경험한다. 23% 이상 하락을 경험할 확률은 035이다. 반 토막을 경험할 확률은 0.06이다. 3개월을 지켜보는 것도 만만치 않다. 결국 주식,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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