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제표로 미국에서 가장 방대한 실험을 한 사람은 제임스 오셔너 시이다. 그는 재무제표와 시가 총액으로부터 만들 수 있는 기초적인 지표를 이용한 여러 수익률 실험을 해서 한 권의 책을 집필했는데 이 책의 이름은 What Works on Wall Street : A Guide to the Best Performing Investment Strategies of All Time.이다. 여기에서 실험한 다양한 지표들은 순자산, 순이익, 영업이익, 현금흐름, 매출과 관련된 지표들이다. 1927년부터 2009년까지 미국의 83년치의 데이터를 사용해서 나온 통계이다. 그중 대표적 실험은 십분위 포트폴리오인데, per을 예로 들면 매년 같은 시점에 PER 값에 따라 미국 주식들을 10 등분하여 10개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재무제표의 내용이 달라지고 주가가 변하므로 이 포트폴리오들은 매년 바뀐다. 이런 식으로 오랜 기간 투자했을 때, 각 그룹의 수익률을 정리했다. 그의 실험이 난도가 높은 것은 아니지만 체계적으로 정리가 되어있다. 실험 결과를 보면 그가 사용한 거의 모든 재무제표가 투자 수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제레미 시겔도 재무제표를 포함한 방대한 작업을 한 사람이다. 재무제표 실험에 있어 오셔너시만큼 방대한 실험을 한 것은 아니지만 더 다양한 관점에 대해 연구를 했다. 세금이 투자에 미치는 영향,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수익 등에 대해 연구를 했고, 재무제표 상의 각 지표에 따라 5 분위 실험도 포함하고 있으며, PBR, PER 등의 지표로써 유용성을 알 수 있다. 데이비드 드레먼도 이 지표들의 유용성을 보여 주는 실험 결과를 제시하였다. 또, 조엘 그린블라트는 마법 공식으로 잘 알려진 실험을 했는데, 주식들을 각각 PER과 ROE 기준으로 순위를 매긴 다음에 두순위를 더한 값이 가장 작은 것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그러자 지수 대비 월등한 결과를 보였다. 이런 저서들 외에 재무학 분야의 학술지에서도 재무제표의 유용성에 대한 실험 결과들이 많이 제시되었다. 우리나라에는 어떨까. 이런 현상들이 마찬가지로 일어날 수 있을 것인가?
십분위 포트폴리오
한국 시장의 모든 주식을 임의의 지표값에 따라 10등분한 다음에 이들로 각각 포트폴리오를 구성해보면 10개의 포트폴리오가 만들어진다. 1번 포트폴리오는 가장 낮은 지표값을 가진 10%의 주식들을 편입시키고, 10번 포트폴리오는 가장 높은 지표값을 가진 10%의 주식들로 편입해본다. 2000년 4월 초부터 2012년 3월 말까지 매년 4월 초에 10개의 그룹을 재구성하고 이런 일을 12년간 계속했을 때 각 그룹의 12년간의 연평균 복리 수익률(기하 수익)을 계산해 본 결과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부분의 지표들이 수익률과 아주 강한 상관관계를 보이게 된다. 2000년부터의 데이터만 사용한 것은 우리나라 기업들의 재무제표가 비교적 믿을 만하게 된 것이 그 무렵부터라고 보았기 때문인다. 또 매년 1월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4월을 시작 월로 잡은 까닭은 기업의 전년도 결산 실적이 3월 말까지 발표되기 때문이다.
자본 총계가 지나치게 작은 종목은 실험 대상에서 제외했다. 제외 기준은 자본 총계 하위 5%이하인 종목이다. 추가로 필터링되는 조건이 달라 실험에 포함된 종목 집합이 다 다르다. 예를 들어 PER실험에서 1년 순익이 마이너스이면 다음 해 실험은 아예 배제된다. 반면에 매출액을 기반으로 하는 PSR실험은 거의 배제되는 경우가 없다. 제임스 오셔너 시는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오셔너 시 자신의 펀드를 만들었다. 처음 2년은 수익이 좋지 않았는데 그 이후부터 수익률이 매우 좋아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많은 투자자들이 2년을 참지 못하고 펀드를 매각하였는데, 운이 좋지 못했다. 현재 그 펀드는 오셔너 시 에셋 매니지먼트란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다.
자세한 분석 결과는 2부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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