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매년 PBR값에 따라 10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이들로 각각 10개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고 할 때 각 포트폴리오의 연평균 수익률을 살펴본다. 2000년 4월부터 2012년 3월 말까지가 실험 대상이다. 앞에서도 이야기한 바 있지만 시작 시점이 4월인 이유는 3월 말이 되어야 전년 재무제표가 다 공개되기 때문이다. 측정 시점에 자본 잠식 상태가 되어 PBR이 마이너스인 회사는 제외하였다.
전반적으로 PBR이 낮은 그룹들의 수익률이 높고 PBR이 높은 그룹들의 수익률이 낮다. PBR하나만으로도 수익률에 대해 아주 많은 것을 말해주고 있다. 특히, 주식시장처럼 노이즈가 많은 곳에서 단순히 PBR하나만으로 구분한 10개 그룹의 수익률이 저명한 것은 놀랍다. 최저 PBR 그룹과 최고 PBR그룹은 연평균 수익이 무려 49% 포인트나 차이 난다. 필터링 후에는 이 차이가 27%로 줄어들지만 여전히 막대한 차이다. 결론적으로 지난 12년간의 한국 증시에서는 자본 총계가 순이익, 영업이익, 영업현금흐름, EBITDA 등 어떤 것보다 정보로서의 가치가 컸다.
각 그룹의 PBR 평균값도 자료 분석에 한몫을 하게 되는데 전 종목과 필터링 후의 종목들을 대상으로 한 두 실험 모두에 대해 정리를 했다. 전 종목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최저 PBR그룹의 평균 PBR은 0.25, 최고 PBR그룹의 평균값은 4.27이다. 시가 총액이 장부 가치의 평균 4배 근처로 형성된 최고 PBR그룹은 주가가 연평균 20%씩 하락했다. 이들은 무서운 성장성을 가져 그렇게 평가받은 경우도 있겠지만 실험 결과를 보면 대부분 거품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 기간 중 우리나라 전 상장 종목 지수인 MKF2000은 연평균 6.2% 상승했으니, 최고 PBR그룹은 시장 평균 대비 26% 포인트나 더 못하다. 반면 시가 총액이 장부 가치의 평균 0.25배로 형성된 최저 PBR그룹은 연평균 28.2% 상승했다. 필터링 후에도 최저 PBR그룹은 연평균 17.7%로 10개 그룹 중 가장 높은 수익을 보였다. 이들 중에는 부채율이 높거나 저평가될 만한 이유가 있는 종목도 많은데 그런 것을 감수하고도 이 그룹의 평균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단, 앞에서 언급한 대로 변동성이 커서 위험하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미국 주식에 대해 제임스 오셔너 시가 비슷한 실험을 한 결과를 보면 1927년부터 2009년까지의 83년 치 데이터를 사용했다. 위와 같은 십분위 실험을 했을 때 전체적인 경향은 우리나라와 비슷하지만 PBR십분위 그룹 1의 수익률이 가장 높지 않고, 그룹 2의 수익률이 가장 높다. 1967년부터 1984년까지의 기간은 그룹 1의 수익률이 가장 높았고, 1927년부터 1963년까지의 기간은 그룹 1의 수익률이 꼴찌이다. 대공황 시절인 1927년부터 1939년까지는 다른 그룹은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유지했는데 그룹 1만 -6.55%로 아주 낮다. 또 최근의 미국 증시 붕괴 기간인 2007년 5월부터 2009년 2월까지의 기간에도 그룹 1의 주식들이 가장 많이 하락했다. 그룹 1의 이런 극심한 변동성으로 인해 전체적으로는 그룹 2의 주식들이 가장 연 복리 수익이 높다. 지나치게 PBR이 낮은 주식은 다른 위험 요소들을 더 많이 갖고 있어 시장이 붕괴되거나 극심한 불안 상태에 빠질 때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듯하다. 십분위 2그룹의 수익률은 12.7%였고, 그룹 10의 수익률은 8.1%였다. 실험 기간 중 모든 미국 주식의 평균 연 복리 수익률은 10.5%였다. 이 그룹들이 우리나라처럼 격차가 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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