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은 단기간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과 그렇지 않은 자산이 있다. 대략 1년 이내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유동 자산이라 한다. 유동 자산은 예금이나 매출 채권 등이 있다. 재고도 유동 자산으로 분류된다. 유동 자산의 반대되는 자산은 비유동 자산이다. 비유동 자산에는 토지나 건물, 증권, 기계 장비, 장기 금융 상품 등을 말한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재무 상태표를 보면 투자 증권은 대부분 비유동 자산으로 분류해 놓고 있다. 어떤 중소형 제약 회사는 언제든 처분할 수 있는 3000억 가까운 대기업 주식을 비유동 자산으로 분류해 놓고 있다.
유동 부채는 대략 1년 이내에 갚아야 할 부채를 말한다. 물건을 매입하고 지불하지 않은 매입 채무, 납부하지 않은 법인세, 단기 차입금을 포함한다. 유동자산에서 유동 부채를 뺀 것은 1년 이내에 마련할 수 있는 순현금을 의미한다. 이것을 순유동 자산이라 한다. 이것이 최악의 경우 회사가 단기간에 마련할 수 있는 자금의 아래쪽 마지노선이 된다. 드물지만 이것이 순자산보다 많으면 재무적으로 아주 안정된 회사다.
가치 투자의 원조인 벤저민 그레이엄은 순유동 자산이 시가 총액의 1.5배 이상 되면 무조건 매입하라 했다. 그는 이를 안전 마진의 하나로 보았다. 유동 자산 중에 재고 자산은 흔히 쉽게 처분하지 못하거나 자산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나는 재고 자산을 유동 자산에서 제외하고 투자 증권을 유동 자산에 포함시킨 새로운 버전의 안전 마진을 계산해 보았다. 이것을 안전 마진 2라 하자. 오리지널 안전 마진이나 안전 마진 2나 모두 완전하지는 않다.
부채가 많다고 해서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리조트 회사들은 분양 대금이 대부분 부채로 잡히지만 금융 비용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사실상 자산이지만 법적으로만 부채인 셈이다. 나쁜 부채는 이자가 지급되는 부채다. 이자 비용에서 이자 수익을 빼면 순이자 비용이 되는데 영업 이익이 이것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지표가 이자 보상 배율이다. 즉 금융 비용 대비 몇 배의 영업 이익을 올리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우리나라 기업들에 대한 투자 수익을 조사해 본 결과 이자 보상 배율이 높은 회사들이 역시 투자 수익이 높았다. 우리나라 상장 기업의 지난 12년을 보면 70% 정도는 이자 보상 배율이 4배 이상이다. 반면에, 대부분의 금융 회사 재무제표에서는 부채는 오히려 플러스 요인이다.
금융업 재무제표의 특이성
앞서 말한 금융업은 제조업과 재무제표의 구조가 다르다. 금융 회사의 경우에는 일반 기업들과 같은 잣대로 재무제표를 보아서는 안된다. 금융 회사는 기본적으로 고객의 자금을 유치하여 그것을 기반으로 수익을 낸다. 금융업이외의 기업은 부채가 많으면 좋지 않지만 금융업은 부채가 많으면 오히려 좋다. 특히 은행업의 경우 예수 부채는 고객이 맡긴 자금을 말하는 데 이것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외환은행의 2014년 9월 말 기준 순자산은 9조 3000억인데 부채는 100조이고 이 중 예수 부채는 70조다. 고객 예금이 순자산의 7배를 넘는다. 증권업의 경우 예수 부채보다는 차입 부채의 규모가 더 크다. 그렇지만 고객ㄱ이 맡긴 돈으로 구성되는 예수 부채는 여전히 중요하다. 예수 부채는 좋은 조건의 차입금인 셈이다. sk증권의 경우 순자산은 4100억 부채는 4조 1000억인데, 이 중 예수 부채가 4000억 차입 부채는 2조 1000억이다. 다느 우리나라는 증권사의 고객 예탁금을 증권 금융에 강제 예치하도록 되어있고, 증권 금융이 이를 운용해서 0.05%의 신탁 보수를 공제하고 돌려주기 때문에 증권사가 이를 이용해서 수익을 좀 더 올릴 가능성에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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