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관련

관점의 중요성

EZdaily 2020. 7. 1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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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 작품의 진화를 보면서도 공학의 창의적 프로세스를 연관시킬 수 있다. 어떤 주제에 대해 절박한 관심을 갖고 있으면 전혀 관계없는 분야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은유적 연관성을 발견할 때가 많다. 고등교육의 가장 중요한 목적 중 하나가 긴장도가 높은 은유를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같은 현상을 놓고도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자신의 머릿속에 형성된 지적 기본 빌딩 블록들이 어떤 수준, 어떤 취향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같은 대상물에 대해서 전혀 다른 결과를 낸다. 비트겐슈타인이 말했듯이 우리 눈에 보이는 현상들은 단지 우리 의식의 내부 구조들의 표상에 불과하다. 어떤 사람이 새로이 만들 수 있는 산출물은 자신이 그 과정에서 사용하는 지적 빌딩 블록들 중 가장 높은 수준에 있는 것보다 한 단계 더 높아질 수 있을 뿐이다. 그러니 1단계의 추상화 수준에 있는 사람과 10단계의 추상화 수준에 있는 사람은 애초에 비교할 수가 없는 것이다. 말이 통할 수도 없다. 투자에 대한 대화를 시작하고 15분이 지나면 그가 가진 추상화 레벨을 짐작할 수 있다. 두 단계 이상 차이 나면 대화라는 것이 의미가 없어진다.

 자신의 사고 체계를 갖고 있고 그 핵심을 뼛속 깊이 체화한 사람은 다른 주제나 접근법을 볼 때도 자신의 체계와 연관시키는 것이 자유스럽다. 수학과 최적화 분야에서 라그랑지 변환이라는 것이 있다. 어떤 어려운 문제를 풀 때 라그랑지 수를 이용해서 다른 문제로 변화한 다음 풀어서 원래 문제로 돌아간다. 두 문제가 똑같지는 않지만 뒤쪽의 문제가 훨씬 단순한 문제가 되고 원래 문제의 특징을 상당 부분 공유한다. 이것은 문제 해결에 있어서 구사하는 학제적 접근의 은유적 예라고 할 수 있다. 

 투자에서도 수리적 마인드뿐만 아니라 경제 지식 인문학적 지식, 음악, 미술 등 도움이 되지 않는 지식이 없다. 그 어떤 것이든 제대로 체화되어 있다면 투자 활동을 하면서 은유적으로 연관이 되게 되어 있다. 그렇다고 허황해져서는 안 된다. 주식의 흐름을 베토벤의 선율로 해석하는 그랜빌 식의 허풍이나, 복잡계로 주식의 미래를 예측하는 황당한 짓은 안된다(복잡계는 예측의 도구가 아니고 프로세스를 해석하는 도구이다). 풍부한 관점을 갖고 높은 추상화 레벨에서 상황을 볼 수 있으면 느긋한 투자가 가능해진다.

 클로드 섀넌이란 세기의 천재가 있었다. 우리가 매일 쓰고 있는 비트라는 말을 만든 사람이다. 그의 석사 논문이 부울 대수로 계산이 가능하다는 것을 최초로 제시하고 증명한 것인데, 이것으로 현대 컴퓨터의 하드웨어가 시작된다. 말하자면 컴퓨터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다. 섀넌은 그 천재성과 아울러 다양한 주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가장 유명한 그의 업적은 정보 이론이다. 데이터 통신의 가장 기본적인 바탕을 이루는 이 이론의 핵심은 노이즈 속에 있는 정보의 양에 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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