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관련

산술평균을 기하 평균화하라.

EZdaily 2020. 6. 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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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적(순차적)으로 베팅이 이루어지는 경우의 평균 수익률 계산은 기하 평균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산술 평균과 기하 평균의 특징을 교묘히 이용하여 두 셈법의 유리한 점만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산술 평균의 단점은 기하 평균에 비해 수치가 높게 나오지만 단판 승부에만 사용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반면 기하 평균은 연속적인 승부에 사용하지만 산술 평균에 비해 수치가 낮게 나온다. 룰렛 게임으로 돌아가 보자. 이때 아주 영리하게 통계의 안정성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먼저, 1억을 100만 원씩 100개로 쪼갠다. 그리고 한 번 베팅할 때 100만 원씩 거는 일을 100번 한다. 즉, 한 라운드에 1억을 100번으로 잘라 베팅한다. 그러면 100번은 통계적으로 비교적 큰 수이기 때문에 100회의 베팅에서 5,3,2,0.01이 각각 25회 근처로 나온다. 정확히 이들이 각각 25회씩 나온다고 가정하면 라운드당 기하 수익은 2.5가 된다. 앞에서 40라운드 후 590원밖에 남지 않던 룰렛 1은 10라운드 후 무려 9500억 원이 된다. 룰렛 2도 앞의 방법보다는 좋아지지만 이번에는 룰렛 1에 훨씬 못 미치는 9억 3000만 원이 된다. 마술 같은 변화가 아닌가? 한 라운드를 100 등분했기 때문에 물리적인 진행 속도는 느리다.(이 속도가 답답하면 10등 분만해도 수익은 충분히 좋아진다.) 5,3,2,0.01이 정확히 25번씩 나올 확률은 그리 많지 않지만 그 언저리로는 나온다. 편차가 0은 아니라서 기하 평균이 산술 평균 2.5와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정확히 계산해 보면 2.4999가 된다. 산술 평균 2.5와 사실상 같다고 할 수 있다. 한 라운드를 100개로 분할함으로써 변동성을 극적으로 줄여 기하 평균을 산술 평균 쪽으로 밀어 올린 덕분이다. 

 여기서 100회로 분할하여 베팅을 하는 것은 룰렛 1에서 가장 매력적인 5가 다른 것보다 더 많이 나오는 경우를 기대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안정된 통계적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다. 또한 우려스러운 0.01이 평균보다 더 많이 나오는 경우도 피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주식 투자에 있어서도 중요한 철학을 하나 포함하고 있다. 바로 분산 투자이다. 아무리 높은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는 주식이라도 한 곳에 올인(속칭 '몰빵')하는 것은 위험하다. 높은 수익이 예상되는데도 하락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보유 기간이 짧을수록 이 확률은 높아진다. 그러므로 보유 주식의 수가 적으면 이런 경우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만일 동일한 기대 수익이 예상되는 20개의 주식이 있을 경우, 잔고를 20개로 나누어 사면 한두 종목이 이상한 움직임을 보여도 통계적으로 안정된 평균적 움직임을 보일 확률이 높다. 한 종목만 투자하여 운 좋으면 대박을 터뜨릴 수도 있으나 반대로 쪽박을 찰 수도 있다. 많은 종목에 분산해서 투자를 하는 것은 애초에 예기치 않은 대박이나 쪽박은 피하고 그 선택의 품질에 어울리는 정도의 수익을 얻자는 전략이다. 흔히들 여러 개를 사면 어떤 한 종목에 특별한 행운이 왔을 때, 그것이 희석되어 버린다고 생각해서 보유 종목 수를 줄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런 투자는 어떤 한 종목에 특별한 불운이 왔을 때 그것을 온전히 감수해야 하는 위험도 있다. 이런 양면의 극단적 확률이 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쉽게 알 수 있지만, 사람의 심리라는 것이 이상해서, 피해를 보는 쪽으로는 새 각하지 않거나, 그런 일이 일어나면 초기에 정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실제로 이런 예에서 몇 년을 지켜보면 어떤 특정한 1개월 수익률의 최고치는 하나만 사서 보유하는 쪽이 높다. 마찬가지로 1개월 최대 손실도 하나만 사서 보유하는 쪽이 크다. 종목들의 기대 수익이 비슷하다면 20개를 보유하는 쪽이 수익률 최고치는 더 작지만 변동성이 줄어 장기 수익률은 더 높아진다. 일반적으로 증권사 상담역은 고객이 종목을 서너 개 정도 보유하도록 유도하는 경향이 있다. 많은 종목을 관리할 수 없는 초보 투자자들에게는 서너 종목을 권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렇지만 스스로 종목을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서너 종목보다는 더 많이 선택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좋다. 장기적으로는 소수 종목 보유 전략이 적당한 다수 보유 전략보다 기대 수익이 못하다. 어쩌다 생긴 운이 아니면, 그렇다고 지나치게 많은 종목을 보유하는 것이 좋은 것도 아니다. 보유 종목 수가 어느 한도를 넘어가면 더 이상 분산 투자로 인한 수익률 상승효과는 없어진다.

 후보 종목들의 기대 수익이 많이 차이 난다면, 소수 종목 보유가 정당화될 수 있다. 만일, 어떤 한 종목에 대한 기대 수익이 다른 것들에 비해 예외적으로 높다면 단일 종목 보유도 논리적으로는 정당하다. 단, 시간을 충분히 길게 잡아야 한다. 워런 버핏의 투자 방식이 이런 방식이다. 지나치게 강한 확신을 갖고 있으면 굳이 분산 투자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방식은 일반적으로 권할 만한 방법이 못되고 아주 오랜 시간을 기다릴 각오가 되어 있을 때만 가능하다. 워런 버핏은 10년을 기다릴 각오를 하고 산다. 그렇지만 비슷한 기대 수익을 갖는 종목이 여러 개 있다면 한 개 사는 것보다는 많이 사는 것이 장기 수익을 높인다. 분산 투자란 결국, 소수의 종목으로 대박을 터뜨리겠다는 꿈을 처음부터 접고, 종목 수가 적어 큰 손실을 볼 가능성도 피하면서 좀 더 안정된 통계적 수익을 추구함으로써 장기 수익을 최대화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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