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관련

산술 평균과 기하 평균

EZdaily 2020. 5. 3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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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술 평균과 기하 평균

어떤 시기의 모든 주식을 10년간 분석해 보면 6개월 후 평균 6.7% 상승했다. 그렇다고 6개월마다 6.7%의 복리 수익을 얻는다는 말은 아니다. 이 산술 평균을 기본으로 변동성이 클수록 반복 투자의 수익률, 즉 기하 평균은 떨어진다. N건의 투자 결과에서 산술 평균은 이들을 모두 동시에 투자했을 때 얻는 건당 수익이고, 기하 평균은 이들을 모두 순차적으로 투자했을 때 얻는 건당 수익이다. 기하 수익은 이런 경우의 건당 복리수익이라고 말할 수 있다. 기하 수익은 이런 경우의 건당 복리 수익이라고 말할 수 있다. N개 수의 산술 평균은 이들을 모두 더한 값에 N을 나눈 것이고, 기하 평균은 이들을 모두 곱한 후 N거듭제곱근을 씌운 것이다. 예를 들어 2와 18의 산술 평균은 10이지만 기하 평균은 두 숫자를 곱한 값 36의 제곱근인 6이다.

 2000년부터 12년간 우리나라 모든 주식의 1주일 후 수익의 예를 보자. 총케이스는 480만여 건이다. 이 480만 건이 동시에 일어났다고 할 때의 건당 평균 수익은 0.31%이다.(이것이 산술 평균이다.) 이들이 모두 차례대로 일어났다고 할 때 건당 평균 수익은 -0.18%이다. 즉, 480만 주일에 걸쳐 놓고 보면 1주일당 평균 -0.18%씩 손해를 본다는 뜻이다. (이것이 기하 평균이다.) 이 두 가지 수치 중 어느 하나도 실제 상황을 대표하지 않는다. 이 480만 건은 480만 주일이 아닌 약 600주일에 걸쳐 순차적으로 일어났고, 하루 평균 480만 건이 아닌 1600건 정도가 동시에 발생했다. 즉, 산술 평균과 기하 평균의 요소가 고루 섞여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 기간 중에 모든 주식을 골고루 샀다면 실제 투자 수익은 위의 산술 평균과 기하 평균 사이 어딘가가 된다. 2000-2011년 우리나라 모든 주식의 기간별 산술 평균 상승률과 기하 평균 상승률을 보자면 산술 평균 상승폭은 모두 플러스이고, 기하 평균 상승폭은 모두 마이너스이다. 이 기간 중에 임의의 주식을 하나 쌌다가 일정 기간이 지나서 팔고 바로 다른 주식을 사는 게임을 반복했다면 손실이 나는 시장이었다는 뜻이다. 기하 평균의 이론적 상한선은 산술 평균이다. 변동성이 0인 경우에 기하 평균과 산술 평균은 일치한다. 투자 실험에서 여러 수익률이 모두 같은 경우는 사실상 없으므로 기하 평균은 항상 산술평균보다 작다. 데이터의 크기가 들쑥날쑥하면 할수록 기하 평균은 산술 평균보다 많이 작아진다. 같은 산술 평균 수익 10%에 대해 각기 다른 표준 편차를 가질 때 기하 평균이 어떻게 되는지를 보자. 먼저 표준 편차란 데이터의 분산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인데, 표준 편차가 큰 것은 데이터의 들쑥날쑥한 정도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표준 편차가 0이면 기하 평균도 10%가 된다. 표준 편차가 10%이면, 기하 평균은 9.5%로 떨어진다. 표준 편차가 20%이면 기하 평균은 8.1%로, 표준 편차가 60%이면 기하 평균은 -3.6%로 떨어진다. 

변동성과 장기 수익률

어떤 사람이 1억을 3년간 투자해서 월별 수익률을 통계해 내보니 산술 평균이 +5%라고 하자. 이 사람은 이익을 냈을까?

이것이 월평균 5%의 복리 수익(기하 수익)을 낸다는 뜻이 아니다. 이 +5%가 월 40% 수익과 30% 손실이 교차된 결과라면 계좌에 남아 있는 돈은 6950만 원밖에 안된다. 손실이 났고 기하 평균을 하면 수익률은 월평균 -1%이다. 반면 이 5%가 월별로 20%의 수익과 10%의 손실이 뒤섞인 결과라면 잔고는 4억이 된다. 이익이 났고 기하 수익은 월평균 3.9%이다. 이처럼 산술 평균은 착시를 일으킨다. 장기 수익률은 반드시 기하 평균을 사용해야 한다. 수익의 편차가 작을수록 기하 평균은 높아진다. 기하 평균의 이런 성질을 잘 활용하면 똑같은 조건에서도 수익을 높일 수 있다. 40% 수익과 30%의 손실이 교차된 사례를 다시 보자. 원금 1억 원을 모두 투자하면 손실이 나지만, 항상 전체의 40%만 투자 상태로 유지하면 이익이 나고 잔고는 3년 뒤 1억 4500만 원으로 늘어난다. 투자 비중이 줄면서 40%의 수익과 30%의 손실이 교차되는 게임에서 총 잔고 대비 16%의 수익과 12%의 손실이 교차되는 게임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즉, 기하 평균이 플러스가 된다. 수익과 손실의 크기가 모두 감소했고 이들 간의 편차도 줄어 결과적으로 기하 평균이 플러스로 돌아섰다. 좀 더 엄밀하게 계산하면 전체 금액의 41.5%를 투자할 때 수익률은 최대가 된다. 산술 평균을 떨어뜨린 대신 변동성을 줄여 기하 평균을 올린 것이다. 원금 대비 몇 %를 투자하느냐에 따른 월평균 수익률의 차이를 보이는데, 적정 비율에 이를 때까지 수익률이 높아지다가 그것을 넘고 나면 수익률이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40% 근처에서 최고 수익률을 보인 후 감소하다가 90%가 되면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진다. 자신의 투자법이 정해져 있다면 그 투자법의 역사적 평균 수익과 변동성을 계산할 수 있다. 이로부터 최적의 투자 비중을 계산할 수 있다. 어떤 경우에는 원금 미만으로 투자해야 할 경우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레버리지를 써서 100% 이상 투자해야 할 경우도 있다. 기하 평균은 투자뿐 아니라 도박과도 관계가 있다. 10 필의 말이 겨루는 경마에서 우승마를 맞추면 10배를 받고 못 맞추면 돈을 잃는다고 하자. 어떤 사람이 우승마를 평균보다 2배 높은 확률로 맞출 수 있다고 하자. 이런 게임을 반복한다면 이 사람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돈의 얼마만큼을 베팅해야 할까. 이 경우 한상 잔고의 9분의 1을 베팅하는 것이 기하 평균을 최대화한다. 이렇게 하면 회당 4.5%의 수익을 얻는다. 이것이 유명한 켈리 베팅이다. 이처럼 기하 평균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과정에는 변동성 관리가 암묵적으로 포함된다. 이는 또한 리스크 관리의 핵심이기도 하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노는 것 같은 여분의 현금이 변동성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해 수익률을 높인다. 장기 투자의 최종 수익률을 결정하는 것은 기하 평균이다. 워런 버핏은 높은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산술 평균을 '대단히' 높인 덕분에 기하 평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다. 흔한 예는 아니다. 산술 평균을 떨어뜨리면서 변동성을 감소시켜 기하 평균을 높이는 경우가 더 일반적이다. 기하 평균을 모르고 변동성을 다스릴 수 없고 위험을 관리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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