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관련

돈이 많을수록 잔고가 빨리 증가할까

EZdaily 2020. 5. 30.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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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돈을 번다고 했다. 같은 대상, 동시에 투자했다고 할지라도 돈이 많은 사람은 돈을 버는 반면 빠듯한 사람은 잃는 일이 발생한다. 심지어 돈의 액수가 같다고 할지라도 그냥 돈이 많은 사람은 벌지만 빠듯한 사람은 잃는다. 증권 계좌 잔고로 100% 주식을 사놓은 사람은 잔고가 점점 줄어드는데 똑같은 종목으로 같은 시간에 매매해도 잔고의 50%만 투자한 사람은 잔고가 늘어나는 일이 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하는 현상 중의 하나다. 이런 이상해 보이는 현상의 이면에는 엄밀한 수학적 근거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이러한 불편한 사실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하자.

 설명을 위해 좀 인위적인 예를 들어 보자면 매달 60% 상승하거나 40% 하락하거나 둘 중의 하나인 주식이 있다고 해보자. 상승과 하락 확률은 반반이라 해 보겠다. 60% 상승과 40% 하락의 평균은 이익이니까 언뜻 생각하면 매달 평균 10%씩을 벌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자신이 가진 전부를 투자한다면 이 사람은 월평균 2%씩 잃는 다. 반면에, 항상 자신이 가진 재산의 반만 투자한다면 이 사람은 월평균 2%씩 수익을 낸다. 시작 시점에 같이 1억 원을 투자한다면 재산이 1억 원인 사람은 월평균 2% 손실을 보는데, 재산이 2억 원인 사람은 월평균 2% 이익을 본다. 이렇게 시간이 흘러 재산이 1억 원이었던 사람은 36개월이 지나면 4800만 원으로 줄어들고, 재산이 2억 원이었던 사람은 36개월 후 4억 800만 원으로 늘어난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이것은 산술 평균과 기하 평균의 차이 때문이고 리스크 관리와 상관이 있다. 단 한번 1억 원을 투자하고 생애를 마친다면 1억 6000만 원이 되거나 6000만 원이 된다. 이 경우는 산술 평균 수익이 적용되어 기대 이익은 1000만 원이다. 또 매월 일정하게 1억 원을 투자한다면(누적하는 것이 아니고, 한 달 투자한 뒤 결산하고 다시 1억을 투자하는 일을 반복) 매월 평균 1000만 원의 기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여전히 산술 평균이 적요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착각하기 쉬운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최초의 투자에서 손실이 났다고 치자. 이 사람의 재산이 총 1억밖에 없다면 둘째 달에는 더 이상 1억을 투자할 수가 없다. 재산이 1억 인 사람은 매월 일정하게 1억씩 투자하는 게임을 애초에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재산이 2억 원인 사람도 3번만 계속 잃으면 잔고가 8000만 원으로 줄어 더 이상 1억 원을 투자할 여력이 없다. 이런 방식의 베팅을 정액 베팅이라 한다. 1억을 가진 사람이 정액 베팅을 한다면 한 번의 베팅 금액은 1억에서 많이 못 미치는 액수여야 이런 게임을 계속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번에 2000만 원씩 베팅하면 비교적 안전한데 이 전략의 회당 기대 수익은 ' 초기 잔고(1억) 대비' 2%이다. 이 게임은 시작 직후 연속적으로 11번 불운이 반복되면 잔고가 1200만 원으로 줄어 더 이상 2000만 원을 베팅할 수 없다. 이 확률은 1/2048이다. 비교적 안전한 게임이다. 한 번에 3000만 원씩 베팅하는 전략은 회당 기대 수익이 초기 잔고 대비 3%로 올라가는데 시작 직후 연속적으로 6번 불운이 반복되면 더 이상 3000만 원을 베팅할 수 없다. 이 확률은 1/64가 된다.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확률로 이 확률로는 '전면 승부'를 걸지 않고 베팅 액수를 조금 줄일 것이다. 반면 어느 시점이든지 그 시점 기준 잔고의 일정 비율을 투자하는 방식을 정률 베팅이라 한다. 예산이 2억 원인 사람이 100%(전액 투자) 정률 베팅을 계속하면 매월 2%씩 복리 기대 손실(기하 손실)이 생기고, 50%(반액 투자) 정률 베팅을 하는 경우는 매월 평균 2%씩의 복리 기대 수익(기하 수익)이 생긴다. 잔고의 반이 아닌 60%를 투자하면 월평균 기하 수익은 1.67%로 떨어진다. 잔고의 40%만 투자하면 2.06%로 올라간다. 이 게임에서는 잔고의 42%를 투자하는 전략이 가장 기하 수익이 높다. 어떤 경우든 현재 잔고의 일정 부분을 투자하니까 정액 베팅처럼 전략 수행이 불가능해지는 경우는 없다. 이처럼 자산에서 투자 비중을 결정하는 방법에 따라서 통장의 잔고가 늘어나는 속도가 달라진다.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충분한 기간 동안 자신의 투자 전략이 기록하는 역사적 수익률과 변동성에 관한 데이터가 있다면 가장 바람직한 현금 보유 비중을 결정할 수 있다.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1억 원의 예산으로 시작하는 경우, 2000만 원의 정액 베팅을 하면 회당 기대 수익이 2%이고, 반액 정률 베팅(첫 회에 5000만 원이 투자된다)의 회당 기대 수익도 2%이다. 둘 다 2%지만 큰 차이가 있다. 정액 베팅의 2%는 산술 평균이고 정률 베팅의 2%는 기하 평균이다. 초기에는 별 차이가 안 나지만 100회를 반복하면 정액 베팅의 총 기대 수익은 200%가 되고, 정률 베팅의 총 기대 수익은 624%가 된다. 

 이 주제는 변동성 다스리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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