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관련

단기적으로 우매한 대중은 장기적으로 합리적이다.

EZdaily 2020. 5. 23. 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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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은 대중의 심리가 합의를 이루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합의라는 말은 시장의 방향을 결정할 정도의 다수결적 흐름을 뜻한다. 결과가 옳지 않더라도 합의가 되면 그쪽으로 움직이게 된다. 여기서 기관투자자, 연기금, 외국인, 개인 투자자 모두가 대중의 일부이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면, 주가는 순이익에 영향을 받는다. 만일 회사가 주식을 일부 보유하고 있으면 이를 자사주라고 한다. 회사는 보통 배당을 받지 않으므로 배당 총액이 같을 때 자사주가 많으면 주당 배당금이 올라간다. 마찬가지로 주당 순이익을 계산할 때도 일반적으로 자사주는 빼고 계산한다. 우선주는 배당률이 보통주보다 일반적으로 더 높으므로 주당 배당금 계산에 당연히 포함된다. 또한 주당 순이익 계산에도 포함하는 것이 상식이다. 

 순이익과 주당 순이익, 단순 배당 수익률과 주당 배당 수익률을 계산할 때 자사주와 우선주를 상식에 의거해서 처리해야 하는가? 투자 공학의 입장에서는 분명하지 않다. 투자 공학의 입장에서 합리적인 대답은 "적어도 지난 데이터로 각각 검증해 보았을 때 투자 수익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쪽으로 결정한다."라는 것이다. 장기적인 시장의 합의가 어느 방향으로 이루어졌느냐가 중요할 뿐이다. 궁극적인 투자 수익의 최대화를 이야기하는 데 있어 절대선은 없다. 기존의 어떤 투자 이론도 장기적으로 시장에서 작동하지 않으면 버린다. 투자 공학은 시장에게 합리성을 가르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현금 잠김 일수라는 지표가 있다. 기업을 운영하는 데에 평균적으로 1년 매출의 몇 퍼센트 정도 되는 현금이 잠겨 있는지를 보는 지표이다. 현금 잠김 일수가 짧으면 기업의 운용 효율이 높다고 할 수 있고, 시장에서의 지위가 강하다고 할 수 있다. 현금 잠김 일수가 낮은 그룹과 높은 그룹 둘로 나누어 수익률을 보면 역시 낮은 그룹의 연평균 평균 수익이 높다. 그런데 수치를 들여다보면 업종에 따라 현금 잠김 일수의 편차가 심하다. 우선, 절대적인 수치가 중요하지 않으므로 몇 년 전에 계산해 본 결과를 그대로 사용해 보면 우리나라 모든 상장 기업의 현금 잠김 일수를 단순 평균 계산해보니까 110일 내외였다. 여기에는 현금 잠김 일수가 1000이 넘는 조그만 회사들이 통계를 왜곡시킬 수 있는 소지가 충분하다. 그래서 '주식회사 대한민국' 방식으로 모든 상장 기업을 한 기업처럼 취급해서 합산한 다음 계산하면 56일 정도 되었다. 이것 역시 우리나라 모든 상장 기업의 현금 잠김 일수를 대표하기에는 만족하지 않다. 어느 것을 기준으로 분석을 하는 것이 현명할까? 정답은 역시 "지난 데이터로 검증해보고 투자 수익 결정에 더 유리한 것을 기준으로 한다."는 것이다. 대중에 장기적 반응이 투자 공학자들이 연구해야 할 답이고 방향이다. 이런 접근법은 기존의 경제, 경영 분야의 퉂 이론과는 별 상관이 없고, 굳이 연관 짓자면 행태 재무학과 좀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시장을 보는 관점이 전혀 다른 새로운 세력의 존재를 인정하고 공존해야 할 시대가 온 것이다. 그리고 이 파장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며, 조만간 투자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거대한 흐름이 될 것이다.

 대중은 우매하다. 하지만 이런 행동의 장기적 합은 매우 현명하다. 우리나라 전체 상장 기업의 장기적인 흐름을 분석해 보면 주가는 순자산의 증가 속도와 비슷하게 간다. 시점과 종점을 언제로 잡느냐에 따라서 조금씩 달라지지만 전체적인 경향은 일치한다. 이는 미국의 연구 결과와도 비슷하다. 

대부분 대중은 시장의 장기적인 안정이나 합리성을 생각하면서 행동하지 않고 단기적인 움직임에 더욱 관심이 많다. 주식 시장의 단기적 움직임에 관해 공부를 한 사람이면 다 알겠지만, 대중은 비합리적이고 싶어 못 견디는 사람들처럼 움직인다. 그럼 시장의 장기적 합리성은 이런 단기적 비합리적 행동들이 중첩된 결과로 나온다. 이런 면에서 주식 시장은 참 아이러니하다. 주식 시장에서 나타나는 장기적 합리성은, 자신이 속한 집단의 지능이나 안정성에 관해서는 전혀 생각이 없는 개미들의 집합이 놀라운 지능적 특성을 보이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이런 특성으로 주식 시장의 단기적 움직임은 예측하기가 힘들지만 장기적으로 예측이 가능한 것이다. 물론 장기적 예측도 데이터가 방대하고 변수가 많지만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데이터 처리 능력이 제한된 개인이 이런 일을 하려면 인자의 수를 대폭 줄이고 모델을 최대 간명하게 하면 장기적으로 유익한 모델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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