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관련

외국인의 늪에서 벗어나자

EZdaily 2020. 5. 22.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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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의 독점 종목이던 수영, 골프, 피겨,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우승하는 모습이 이제는 낯설지 않다. 뿐만 아니라 축구, 야구 등도 최근에 본격적으로 세계적인 문법을 습득한 종목들이다. 우리나라가 어떻게 갑자기 저렇게 성장했을까?라고 생각하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고 자리를 차지한 지 이미 오래되었다. 한국의 조선업도 세계 최고의 자리에서 버티고 있다. 한국의 연예 산업은 한류로 불리면서 이제 아시아 시장의 맹주가 되었고 서구로 확장하고 있다. 자기 분야에서 세계 최고 그룹에 속하는 학자, 예술가들도 수없이 많다. 

 세계에서 인구 5000만이 넘고 국민 소득이 2만 달러를 넘는 나라는 7개국뿐이다. 우리나라가 거기에 속한다. 이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는 모두 세계사에서 전설적인 스토리를 갖고 있는 국가들이다. 이들 틈에 우리가 끼어 있는 것이다. 게다가 요즘은 독일을 제외한 여타 나라들이 모두 재정적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안고 있는 상태이다. 교역량 규모로 따져도 우리는 세계 8위, 수출만 떼어놓고 보면 세계 7위이다. 조만간 5위 정도로 올라갈 것 같다. 우리가 명실상부한 세계 7위 언저리에 있는 국가가 되어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제 올림픽에서도 5위를 하고 런던 올림픽에서도 5위를 차지하는 게 신기한 일은 아닌 것 같다. 외국에 나가 보면 한국이 얼마나 역동적이고 여러 가지로 잘 갖추어졌는지를 실감할 수 있다. 그런데 투자 분야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세계 7위의 경제 대국이 유독 금융에 있어서만은 선진국이 아니라는 사실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다. 심지어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꽤 겸손하게 받아들인다. 우리나라 주식 시장에서 외국인이란 단어는 포식자, 시장 선도자와 거의 같다고 볼 수 있다. 외국인의 움직임은 그 뉴스만으로도 시장을 무겁게 누른다. 한국인이 외국 증권사 지점을 통해 주식을 사도 영향을 미칠 정도이다. 

 공포와 경외감의 많은 부분은 정보와 생각의 부재에서 온다. 이쯤에서 미국 금융 전문가들의 실력을 엿볼 수 있는 재미있는 통계 몇 가지를 살펴보도록 하자면 2000명의 월스트리트 분석가들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를 했다. 이중 상위 득표자 75명 정도를 미국 대표팀이라 하고, 나머지 분석가들의 기업 이익 예측치와 비교하였다. 미국 대표 팀의 오차율은 34%였고, 나머지 분석가들의 오차율은 35%로 거의 같았다. 인덱스 펀드의 태두 존 보글에 따르면 미국 뮤추얼 펀드의 3분의 2는 지수 수익률에도 못 미치는 연평균 수익률을 기록한다. 또한 데이비드 드레먼의 연구에 따르면 1973-1996년 동안 애널리스트들이 분기 말 3개월-2주 전에 내놓은 분기 실적 예측치 50만 개를 조사한 결과 최종 실적과 평균 44%의 오차를 보았다고 한다. 1988년부터 19년간 애널리스트들의 S&P 500 기업들의 순익 증가율 예측치의 평균은 21%였는데, 실제 증가율은 12%였다. 요즘도 이런 현상은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된다. 

 미국 금융의 본류인 월스트리트에서 근무하는 제자들이 전하는 그곳의 내부 이야기를 들어 보면 그곳도 그리 대단치는 않은 것 같다. 외국인이 한국에서 평균 이상의 이익을 얻어 가는 주된 이유는 그들이 선호하는 정보 우위의 타입이 한국의 평균적 투자 집단보다 체계적인 것도 있지만, 외국인이라는 키워드에 대한 한국인들의 맹목적인 경외감 때문에 시장에 과다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과거의 한때, 외국 기업은 우리가 도저히 못 따라갈 무언가를 가졌다고 생각하거나, 외국 운동선수들은 뭔가 다르게 태어났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우리 금융이 아직 그런 순박한 생각에 젖어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시점이다. 장기적인 큰 흐름으로 보면 상당수 외국인의 움직임도 하나의 노이즈이다. 

 시장은 데이터로 넘치지만 의사 결정의 주된 프로세스는 65년 전에 케인스가 동물적 기상이라고 했던 방식의 틀에서 크게 탈피하지는 못한 실정이다. 주식 시장의 데이터를 계량적으로 관조할 수 있으면 주식 시장 참여자들의 보편적 어리석음을 알 수 있다. 시장에서 전개되는 확률적 움직임의 본질을 많이 알면 알수록 투자 호흡은 길어지고, 정신적으로 안정된 투자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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