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가장 많이 오른 주식들은 올해는 어떨까? 두 가지로 추측해보자면,
1. 작년에 많이 올랐으니 올해는 조정할 것이다.
2. 작년에 받은 상승의 에너지가 올해도 계속될 것이다.
많이 오른 주식이 더 오를 것인가?? 아니면 덜 오른 주식이 더 오를 것인가? 이 질문에는 세 가지 상반된 결론이 존재한다. 콴트와 맬키엘의 실험에 의하면 최근 2-3년 동안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주식들이 다음 기간에 단지 시장 평균 수익률을 보여 최근의 수익률은 별다른 의미가 없다. 드본트와 탈러의 실험에 의하면 1926년부터 82년까지의 미국 주식을 대상으로 지난 3년간 수익률을 기준으로 승자와 패자로 구분한 다음, 이후 3년간의 수익률을 비교하니, 패자 쪽은 평균 19.6%의 상승을 보인 반면, 승자 쪽은 오히려 5% 하락했다. 패자 쪽은 특히 1월에 가장 큰 상승을 보였다. 1927년부터 2009년까지의 미국 주식을 대상으로 한 오셔너 시의 실험에서 최근 1년 또는 최근 6개월간 많이 오른 주식이 향후 1년간 더 많이 오르는 경향이 보고되었다. 이 중 1927년부터 1982년까지는 드본트 탈러의 실험과 오셔너 시의 실험 기간이 겹치는 시기인데, 오셔너 시의 실험에서 10년 단위로 분석한 결과를 보아도 이 시기에는 예외 없이 승자 포트폴리오가 더 예후가 좋다. 그러 무로 두 실험이 전혀 상반된 결과를 보인다. 실험에 사용한 주식 집합이 똑같지는 않겠지만 같은 시기를 놓고도 이렇게 상반된 결과가 나온다.
오셔너 시가 1927년부터 2009년까지 미국 주식에 대한 지난 6개월간 가장 많이 상승한 10%와 가장 적게 상승한 10%의 향후 1년 상승률을 10년 단위로 비교한 것인데, 모든 기간에 가장 많이 오른 집단이 가장 적게 오른 집단보다 수익률이 높았다. 미국 주식을 대상으로 위와 같은 기간에 최근 6개월 상승률 순서로 10 등분한 각 그룹의 향후 1년 상승률에서 많이 오른 종목이 더 많이 오르는 현상이 정말 강하다. 최근 6개월간 가장 많이 오른 그룹은 1년 평균 14.1%의 복리 수익을 보였고, 가장 덜 오른 그룹은 불과 4.15%의 수익을 보였다. 이 결과를 보면 최근 6개월 동안 많이 오르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주식을 모으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이 실험을 최근 6개월 대신 최근 1년으로 해 보아도 그룹 간의 차이는 조금 덜하지만 전체적인 경향은 그대로 유지된다. 만일 최근 6개월이나 1년 대신 최근 5년 기준으로 바꾸면 어떨까? 즉, 최근 5년 동안 가장 많이 오른 주식은 내년에도 매력적일까? 실험 결과는 그렇지 않다. 최근 5년 동안 가장 많이 오른 순서로 10% 안에 드는 주식의 평균 기대 수익률은 미국의 시장 평균보다 6.1% 포인트나 낮았다. 오랜 기간 상대적으로 많이 상승했다는 것은 통계상으로는 오히려 결격 사유가 되는 셈이다.
같은 실험을 한국 주식에도 해 보면 어떨까?
2000년부터 2012년까지 한국 주식에 대해 매년 직전 지난 6개월간의 상승률을 10 등분한 다음 각 포트폴리오의 연평균 복리 수익률을 계산한 결과 미국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많이 상승한 그룹일수록 향후 1년 수익률이 높았던 것과 다르게 한국 시장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은 결과를 보여준다. 6개월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그룹과 가장 낮았던 그룹의 향후 1년 수익이 가장 좋지 않았다. 반면에 적당히 오른 중간 그룹에서 가장 수익이 높았다.
미국과 한국 사이는 물론, 미국 내에서 결론도 엇갈리는 것이 많다. 어떤 연구에서는 최근 상승률이 향후 상승률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결과도 있고, 다른 연구에서는 최근에 덜 오른 종목이 더 오른다고 하기도 하며, 최근 더 오른 종목이 더 오른다고 하기도 한다. 지난 12년간 한국 증시에서는 가장 많이 오르거나 가장 덜 오른 종목 군의 수익률이 가장 낮았고 적당히 오른 종목 군의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주식투자관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장 관찰 (0) | 2020.05.21 |
---|---|
손절매는 의미 있는 전략인가 (0) | 2020.05.21 |
연매출액 비율(PSR) (0) | 2020.05.19 |
영업 이익(POR) (0) | 2020.05.18 |
매출 이익(EBITDA) (0) | 2020.0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