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은 시가 총액을 1년 순이익으로 나눈 것으로 회사가 몇 년을 벌면 시가 총액만큼의 재산을 늘릴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것이다. PER이 5이면 5년만 벌면 시가 총액만큼의 재산이 더 늘어난다는 것이다. 즉, 지난 1년 동안 시가 총액의 20%만큼 순익을 냈다는 것이다. PER이 낮으면 현재 주가가 회사의 실력에 비해 낮게 평가되어 있다는 것이다. PER이 낮은 회사들 중에는 다른 항목들을 보면 낮아야 할 합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도 많다. 유동 부채가 지나치게 많다거나 영업 이익은 낮은데 1회성 처분 이익으로 인해 순익이 높아졌거나 등등, 반면, 정당한 이유 없이 낮게 평가된 경우도 많다.
주가가 항상 PER 5 근처에 있다면 회사의 장부 가치가 시가 총액 기준 매년 20% 정도씩 높아지는 셈이다. 현재 주가가 과대평가되어 있지 않는 한 장부 가치가 매년 시가 총액의 20%만큼 커지는데도 주가가 내리거나 그 자리에 있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다. 세계 경기가 어떻고 국내 경기가 어떻고 해도 회사의 장부가 살찌면 회사의 가치는 커져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시장의 분위기로 인해 합당한 흐름을 보이지 못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보상을 받는다.
주가에는 순익 이외에 다른 요인들도 영향을 미치므로 순익만으로 주가가 어때야 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다른 요인들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시가 총액 20%만큼 이익을 내면 주가도 그 정도 오르는 것이 자연스럽다. 이런 논리를 적용하면 PER 5인 주식의 1년 기대 상승률은 20%쯤 된다. 만일 현재 주가가 고평가 되어 있다면 실제 상승률은 이보다 좀 못한 것이 자연스럽고, 저평가되어있다면 실제 상승률은 이보다 더 높은 것이 합당하다.
순익이 주가에 미치는 장기적인 여향에 대하여
PER이 지나치게 적지 않은 주식의 연평균 기대 수익은 현재 PER 값의 역수 근처다.
라는 같은 가설을 세워 보도록 하겠다.
제레미 시겔도 미국 증시의 장기 데이터로부터 주식의 연평균 수익률은 PER의 역수라고 주장한 바 있다. 곱하여서 1이 되는 두 수를 서로 역수 관계에 있다고 말한다. 쉽게 예를 들면 5의 역수는 1/5이다.
시겔이 조사한 1871년 이후 미국의 평균 PER은 14.45였는데 이로부터 역수를 취하면 주식의 연평균 수익률은 6.9%가 된다. 실제 이 기간 중 주식의 연평균 수익률은 6.7%로 거의 비슷하게 맞아떨어진다. PER 5인 주식의 기대 수익은 1/5, 즉 20%이다. 설마 이런 막 나온듯한 가설이 항상 정확하게 맞을까 의심될 것이다. 경향성만 맞다면 의미가 있다. 지난 2000년부터 2012년 6월까지 우리나라 모든 주식에 대해 검증 결과가 있다. PER 값에 대한 1년 수익을 산술평균과 기하 평균을 사용해서 알아보자면 PER이 5(정확히는 4.5~5.5)인 주식들의 1년 후 상승률은 산술평균 30.6%, 기하평균 16.4% 정도이다. 이 기간에 투자를 했다면 실제 수익률은 이 둘 사이에 있게 된다. 즉 PER 5의 가설에서 20% 수익이 날 것이라는 예측이 위 범위 안에는 있다는 말이다. PER이 10(정확히 9.5~10.5)인 주식은 산술평균 16.6%, 기하평균 2.9% 상승했다. 가설에 의한 기대 수익은 10%이므로 실제 수익률도 이 범위 안에 있다는 것이 밝혀지게 된다. 마지막으로 PER 3(2.5~3.5)인 경우 산술 40.8%, 기하 24.1% 상승했으며 가설 수익 33%도 예외 없이 이 범위에 속한다.
하지만 이런 가설이 매년 만족되는 것은 아니고, 10년 이상의 장기적 데이터를 놓고 볼 때는 강력히 만족되지만 1주 1개월 1년을 볼 때는 그렇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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