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아이들 책을 많이 올리는데,
이 책은 기록에 꼭 남기고 싶어
어른이 책을 남겨본다.
줄리어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원제는 <The Sense of an Ending>
책을 한번 다 읽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읽는 지금 보니
원제가 조금 더 어울리는 것 같다.
2011년 맨부커상 수상작이다.
맨부커상은 영국의 문학상으로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가 후보에 올랐을 당시
짧은 책 분량(150페이지)으로 지적이 있었는데 작가 줄리어반스는
"수많은 독자들이 나에게 책을 다 읽자마자 다시 처음부터 읽었다고 말했다.
고로 나는 이 작품이 삼백 페이지 짜리 라고 생각한다." 라고 말했다 한다.
그 수 많은 독자들의 한명인 나도 역시
책을 다 읽자마자 다시 첫장으로 돌아갔다.
한번만으로는 끝낼 수 없는 책.
두번째 읽을 때 첫페이지를 보는 순간 "아하.."라는 소리가 나온다.
고로, 처음 이 책을 읽을때는 '이게 뭔소리인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실제로 남편에게 앞부분만 보라했더니 너무 철학적이야..(어렵다는 얘기))
책은 1부와 2부로 나눠져 있다.
1부만 읽을때는 청춘소설인 줄 알았다.
2부에서는 갑자기 미스터리와 약간의 스릴러도 가미되어있다.
그래서 읽으면 읽을 수록 멈출 수가 없다.
우리의 기억과, 착각 그리고 역사가 되는 시간의 이야기들.
우리는 얼마나 정확하게 객관적으로 기억할 수 있을까?
아니 사람이란 존재가 그게 가능할까?
'기억'이란 주제의 대표작 중 하나인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책을 다 읽고도 빠져나오지 못해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갖게해 주는
그런 문학을 좋아한다면 꼭 한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우리는 시간속에 산다. 시간은 우리를 붙들어, 우리에게 형태를 부여한다. 그러나 시간을 정말로 잘 안다고 느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지금 나는 시간이 구부러지고 접힌다거나, 평행우주 같은 다른 형태로 어딘가에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이론적인 얘길 하는게 아니다. 그럴 리가, 나는 일상적인, 매일매일의 우리가 탁상시계와 손목시계를 보며 째깍째깍 찰칵찰칵 규칙적으로 흘러감을 확인하는 시간을 말하는 것이다. 이 세상에 초침만큼 이치를 벗어나지 않는게 또 있을까. 하지만 굳이 시간의 유연성을 깨닫고 싶다면, 약간의 여흥이나 고통만으로 충분하다. 시간에 박차를 가하는 감정이 있고, 한편으로 그것을 더디게 하는 감정이 있다. 그리고 가끔, 시간은 사라져 버린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것이 정말로 사라져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1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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